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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 3만5000명 감원 추진…디지털 금융 전환 나선다

    • 리얼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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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20 14:54

자산 기준 유럽 최대 은행인 HSBC가 인력 3만5000명을 감원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다. 이를 통해 HSBC는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다수 외신에 따르면, HSBC는 3년간 전체 인력의 15%에 해당하는 3만5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1000억 달러(약 120조원) 규모의 자산도 매각할 예정이다.

노엘 퀸 HSBC 최고경영자(CEO) 대행은 "기업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구조개혁으로 상당한 수준의 인력 감원이 진행된다"면서 "디지털 상품 개발과 시스템 구축에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규모 구조조정의 배경으로는 유럽 경제 성장 둔화와 영국의 브렉시트, 홍콩의 반정부 시위, 코로나19 등 주요 시장 불안에 따른 실적 악화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HSBC의 지난해 세전 이익은 전년대비 32.9%나 감소해 133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업계가 전망한 198억3000만 달러에 크게 못미치는 수치다.

퀸 대행은 "코로나19로 특히 중국 본토와 홍콩이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서 "장기적으로 대출 등 거래 감소로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미국에서는 224개 지점 가운데 3분의 1을, 유럽에서는 229개 지점 중 70곳을 폐쇄할 예정이다. 자산 규모도 각각 45%와 35% 축소할 계획이다. 대신 상대적으로 수익이 높은 아시아와 중동 지역 사업은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HSBC는 이번 구조조정에 총 72억 달러(약 8조6300억원)가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45억 달러(약 5조4000억원)의 비용이 절감되고, 절감된 비용은 디지털 상품 개발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체질개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그동안 HSBC는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의 신기술에 대한 연구와 개발을 통해 디지털 금융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을 확장해왔다.

지난해 11월 HSBC는 자사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디지털 볼트(Digital Vault)'를 활용해 종이 기록으로 관리하던 2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블록체인 상으로 이전해 기록·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투자자는 매입한 유가 증권 기록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은행은 지난 2015년부터 글로벌 블록체인 컨소시엄 R3와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고 테스트해왔다. 지난해 7월에는 R3가 개발한 코다(Corda) 기반 '볼트론'을 활용해 한국과 베트남 간 블록체인 기반 무역 신용장 거래를 최초로 진행한 바 있다. 볼트론은 무역금융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블록체인으로 디지털화한 프로젝트다.

한편, HSBC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에 시장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HSBC가 계획을 발표한 후 주가가 6% 하락했다.

은행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이 CEO가 아닌 CEO 대행에 의해 추진된다는 점이 마이너스 요소로 부각됐다. 만약 퀸 대행이 정식 CEO에 취임하지 못하면 구조조정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퀸 대행은 지난해 8월 존 플린트를 대신해 HSBC를 이끌고 있다.

토큰포스트 | [email protected]

리얼타임즈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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